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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젠틀맨

THE NOMAD HOTEL

뉴욕 노마드 호텔은 인생의 풍미를 아는 남자의 공간이자, 그 남자를

흠모하는 여인이 선택할 만큼 매력적인 뉘앙스를 지녔다. 아메리칸

클래식과 프렌치 스타일이 절묘하게 혼합된 ‘젠틀맨의 공간’을 체험한

앤더슨의 호텔 탐방기. writer ANDERSON editor 채은미

1 프랑스 보자르 양식을 품은 노마드 호텔 외관과 루프톱 테라스. 2 질서정연 하고도 운치 있는 액자가 돋보이는 클래식 룸.

1.

2.

뉴욕 맨해튼에 있는 노마드 호텔(The Nomad

Hotel)은 마성의 매력을 갖춘 호텔이다. 호텔 이

름은 언뜻 유목민, 즉 여행자를 위한 공간이라는

뜻으로 이해되지만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방식

과 마인드를 가지고 주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공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의미는 ‘매디슨 스퀘어 공원 북쪽

(North of Madison Square Park)’. 다소 김이 샐

수도 있겠지만 이 호텔의 지리적 여건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게 된다면 이 무미건조한 표현의 의

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전역에서 부티

크 호텔의 아이콘이 된 에이스 호텔(Ace Hotel)의

세컨드 브랜드이자 프리미엄 버전으로 탄생한 노

마드 호텔은 뉴욕의 랜드마크인 플라티론 디스트

릭트(Flatiron District), 그래머시 파크

(Gramercy Park), 첼시(Chelsea), 미드타운

(Midtown), 타임 스퀘어(Times Square), 소호

(SoHo), 그린위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

미트패킹 디스트릭트(Meatpacking District)에

둘러싸여, 입구를 나와 어느 방향으로 향하던 맨

해튼 여행에 빠져들 수 있다. 한 블록 거리에 코리

아타운까지 있어, 갑자기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달려가기에도 좋다. 뭐, 뉴욕까지 와서 코리아타

운을 찾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프랑스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자크 가

르시아(Jacques Garcia)의 아이디어로 완성된

노마드 호텔은 몽환적인 분위기가 묘하게 사람들

을 끌어당긴다. 로비와 공공 영역에 아르데코풍의

다마스크(Damask; 양면에 무늬가 드러나게 짠

두꺼운 직물)와 낮은 조명을 사용해 19세기 살롱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곳은 영화 <위대한 개츠비>

가 떠오르기도 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럭셔리 브

랜드의 수트 광고에나 나올 것 같은 멋진 직원들

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스타일이 남다르다 했더

니 요즘 뉴욕에서 ‘핫’한 맞춤 수트 브랜드 비스포

큰(Bespoken)에서 주문 제작한 의상이라고. 169

개로 이뤄진 이곳 호텔 객실 중 내가 배정받은 방

의 문을 열자 자크 가르시아가 재해석한 아메리

칸 클래식이 한눈에 펼쳐졌다. 그가 20대에 살았

던 파리의 아파트 인테리어를 재현했다고 한다.

고상하면서도 터프하고, 정갈하면서도 운치 있

다. 싱글몰트 위스키와 시가를 즐길 줄 아는, 젠

틀하지만 약간의 결벽증도 겸비한 남자의 방 같

다. 그런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방이다. 클래식한 마호가니 책상이 방

전체의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화이트와 아이보

리가 안락한 분위기를 살려준다. 욕실로 들어서

면 타일과 대리석의 완벽한 하모니를 경험할 수

있다. 수도꼭지며, 샤워기며 클래식한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디테일을 더했고, 세세한 배려가 엿보

이는 소품 세팅은 물론 휴지통에도 눈이 간다. 오

르간 배스 어메니티는 프로방스에서 날아온 라이

프스타일 브랜드 코테 바스티드(Côté Bastide)에

서 이 호텔을 위해 단독으로 제공하는 제품이라

더욱 특별했다. 특히 이 호텔의 리넨은 어떤 특급

호텔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유명 침구 브랜

드 스페라 앤 프레테(Sferra and Frette)에서 특

별 주문한 리넨, 침구, 배스 롭 등은 몸에 착 감기

는데 특히 침구는 빛나는 윤기가 눈에서 한 번 미

끄러지고, 피부에 닿는 순간 또 한번 미끄러질 정

도로 부드럽다.

객실을 벗어나 1층으로 내려가면 미식과 휴식 공

간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미슐랭 가이드>

스타 셰프인 대니얼 험(Daniel Humm)이 이끄는

레스토랑 아트리움(Atrium), 디너 레스토랑 팔러

(The Parlour)에서는 아트 플레이팅이 돋보이는

메뉴들을 맛볼 수 있어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워

진다. 바에는 잘생긴 바텐더들이 여심을 자극하

는데 그들이 정성껏 만들어내는 칵테일의 맛 또한

일품이다. 프랑스 남부에서 공수해 온 계단이 멋

스럽게 어우러진 넓은 라이브러리와 프렌치 샤토

의 오리지널 벽난로가 놓인 로비 등은 뉴욕에서

즐길 수 있는 유러피언 스타일로 여행자들에게 다

채로운 풍경과 이색적인 문화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패션 브랜드 메종 드 키츠네(Maison de

Kitsuné) 매장과 올드 스타일의 문구점이 입점해

있어 투숙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노마드 호텔

은 한마디로 보수적이면서도 트렌디하고, 섹시하

면서도 젠틀한 이미지들이 절묘한 경계 속에서 완

벽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다. 그 와중에

호텔 본연의 편안하면서도 쾌적한 기능에 매우 충

실했다. 멀지 않은 곳에 호텔 개발자인 시델 그룹

(Sydell Group)이 운영하는 에이스 호텔이 있다.

전에 묵었던 에이스 호텔의 객실이 탐험가 기질이

강한 남자 대학생 방 같은 느낌이 강했다면, 노마

드 호텔은 개인적으로 인생의 멋을 아는 남자의

라이프스타일이 고스란히 표현된 공간이 아닌가

싶다. 혹시 당신이 에이스 호텔에서 젊은 그를 만

난 여자라면 그리고 그 남자의 현재, 그러니까 진

짜 남자가 된 모습이 궁금하다 못해 몸소 경험하

고 싶다면 바로 이 호텔이 정답이다. ▒

ADD 1170 Broadway & 28th Street, New

York, NY 10001, www.thenomadhotel.com

5 프렌치풍으로 꾸며진 대규모 라이브러리. 하루쯤은 객실이 아니라 이곳에서 묵고 싶을 정도.

1 아르데코풍의 다마스크와 은은한 조명이 깃든 살롱 분위기의 로비.

2 휴지통 하나에도 고급스러움과 스타일을 놓치지 않았다.

3, 4 노마드 호텔에만 단독 제공되는 코테 바스티드의 아르간 배스 어메니티와 대리석 세면대의 멋스러운 매칭.

글쓴이 앤더슨은 뷰티 &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로 ‘호텔 여행’을 주제로 1인 매거진을

준비 중이며 트위터 @burgersyndrome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취향을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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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5.

1.

6 멋스런 마호가니 책상, 객실로 들어선 욕조 풍경이 운치 있는 아틀리에 룸. 7 룸 창가에서 햇살을 받으며 스파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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